문화부 대중문화팀 이정우 기자
■ 소소한 복도통신

23일 영화 ‘오디세이’(사진)로 북적였던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용아맥)은 한산했다. 외화 ‘오디세이’가 20일 물러나고, 한국영화 ‘실낙원’이 용아맥을 차지하면서다. 한국영화 보호라는 ‘대의’가 명분이지만, 공급자인 극장과 소비자인 관객 모두 탄식할 만큼 뒷맛이 개운치 않다.
77일간 이어지던 ‘오디세이’의 용아맥 행진을 멈춰 세운 것은 관객의 변심이 아니었다. ‘오디세이’의 좌석판매율은 90% 수준이었고, 마지막 날에도 좌석판매율은 80%가 넘었다.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규정한 스크린쿼터제가 용아맥 ‘간판 교체’를 이끌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극장은 연간 상영일수 5분의 1(73일) 이상을 한국영화로 채워야 한다. 올해 용아맥의 한국영화 상영일수는 35일. 스크린쿼터제를 지키려면 38일 이상이 더 필요하다.
문제는 ‘아이맥스용’으로 만든 한국영화가 드물다는 점이다. 당장 ‘실낙원’은 5억 원이 투입된 저예산 영화로, 연상호 감독 특유의 흡인력은 있지만 ‘용아맥’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극장가는 지금부터 11월까지 약 40일간 한국영화로 아이맥스관을 채울 전망이다. 12월부터는 ‘아이맥스 포맷’ 대작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3’ 개봉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극장 관계자는 “12월이 오기 전 어떤 영화로 아이맥스관을 채울지 감도 안 잡히는 상황”이라며 “아이맥스관에서 논(non)아이맥스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극장 전체가 아니라 스크린(관)마다 적용되는 현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크린쿼터제가 처음 도입됐던 1960년대엔 없었던 특별관의 경우 예외를 허용하자는 취지다.
출처: 문화일보(202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