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경찰팀 이현욱 기자
■ 소소한 복도통신

게티이미지뱅크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등 관계성 범죄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격리하기 위한 신청을 대폭 늘렸지만, 정작 공소청과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관은 최근 기자에게 오히려 법원이 “관계성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변화가 더딘 상황”이라고 했다. 스마트워치나 전자발찌 등 원격 위주의 보호 수단만으로는 가해자의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거나 보복 범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당장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격리할 수 있는 잠정조치에 대한 법원의 승인율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청 집계 결과, 올해 1∼8월 ‘스토킹 잠정조치 4호’ 신청 2466건 가운데 법원이 받아들인 건 563건에 불과했다. 신청 대비 결정 비율이 22.8%인 셈이다.
이러다 보니 일선 경찰서에서 만난 경찰들은 공소청과 법원이 잠정조치에 미온적인데, 관계성 범죄가 터지면 늘 경찰만 비판받는다는 불만이 없지 않다. 그렇다 해도 피해자를 보호하는 1차적 임무는 경찰에게 있다. 다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 신병을 빠르게 확보하는 임시조치를 경찰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필요는 있다. 경찰 내부에서 경찰이 먼저 가해자를 격리한 뒤 사후 승인을 받는 ‘선집행, 후승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물론 경찰의 집행 권한 확대가 자칫 오남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출처: 문화일보( 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