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정당팀 이시영 기자
■ 소소한 복도통신

지난 12일 한 국정감사장에 배석한 국회 보좌진 모습. 연합뉴스
“요즘 보좌진들은 국정감사장에 청바지도 입고 오더라고요.”
국회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온 50대 보좌관은 ‘MZ 비서관’들의 달라진 옷차림을 보며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 상의는 ‘깃이 있는’ 셔츠를 입는 게 당연했다”면서도 “나도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 아니겠나”라며 멋쩍어했다.
칼 정장에 넥타이가 기본이던 ‘보수적인’ 국회에도 개성 강한 Z세대가 입성했다. 국회에서 일하는 2030 비서관들은 최소한의 단정함은 갖추되, 실용적인 복장을 추구한다. 20대인 A 비서관은 “국감 때는 하루에 반나절 이상 국감장에 앉아 있어야 되는데, 너무 덥고 환기도 안 되는 곳이라 불편한 옷을 입고 버티기가 힘들다”고 했다. 평소에는 맨투맨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지만, 국회 상임위원회에 들어가는 날은 ‘최대한 편한’ 세미 정장을 입는 걸로 타협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옷차림은 단순히 격식을 갖추는 수단이 아닌, 업무 효율을 고려한 ‘실용적 선택’의 영역이 됐다. 30대 B 비서관은 “솔직히 ‘추리닝’(트레이닝복) 입고 오는 것만 아니면, 일만 잘하면 그만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보좌진의 복장은 의원실 분위기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보좌진들에게 악명이 높은 사람들은 군인 출신 의원이 많이 꼽힌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들어오는 보좌진들의 복장이 유독 단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20대 C 비서관은 “영감(의원을 부르는 은어)과 방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보좌관의 성향에 따라 복장 규정이 달라진다”며 “의원이 군인 출신인 모 의원실은 넥타이까지 매고 와야 한다”고 전했다.
정당별로 분위기가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 조국혁신당 의원실 소속 비서관은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실히 이쪽(범여권)보다 복장 제재가 엄격한 것 같다”고 했다.
출처: 문화일보(202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