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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구름바다 위 솟은 '설악산의 심장'… 바위들이 공룡의 등처럼 보인대요

  • 관리자
  • 26.10.20
  • 10

신준범 월간 산 기자

 

설악산 공룡능선

 

3줄 요약

국립공원 경관 자원 100선 중 1경 선정

국내 일반 등산로 가운데 가장 어려운 등급

샘터와 대피소 없고 산행 시간 10~14시간

 

강원도 속초와 양양, 인제, 고성에 걸쳐 우뚝 솟은 설악산의 ‘공룡능선’은 ‘설악산의 심장’으로 불립니다. 국립공원공단이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경 100선을 꼽으며 공룡능선을 가장 빼어난 곳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절경을 자랑합니다.

 

‘공룡능선’은 인제와 속초 사이 고개인 마등령에서 시작해 신선대까지 5㎞ 이어진 능선이에요. 여기엔 뾰족한 바위들이 촘촘하게 솟아 있습니다.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1708m)에 올라 이 능선을 내려다보면, 바위 봉우리들이 공룡의 등처럼 힘차게 솟아 있어서 ‘공룡능선’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뾰족한 바위 봉우리들이 치솟은 설악산 공룡능선입니다. /한국관광공사

뾰족한 바위 봉우리들이 치솟은 설악산 공룡능선입니다. /한국관광공사


공룡능선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줄기는 설악산을 안쪽의 내설악과 바다 쪽의 외설악으로 나누는 경계선이기도 해요. 능선 양옆으로는 천불동계곡과 가야동계곡의 깊은 골짜기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고개를 돌리면 대청봉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른 새벽 능선 아래로 하얀 구름이 바다처럼 밀려들면, 솟아오른 바위 봉우리들이 마치 구름바다 위의 섬처럼 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조망 명소이자, 사진가들이 몰리는 전망대가 바로 신선대입니다.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곳’이라는 뜻입니다. 신선대에 서면 공룡능선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나한봉은 공룡능선 북쪽 끝에서 만나는 큰 봉우리예요. ‘나한’은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의 제자, 곧 훌륭한 수행자를 뜻합니다. 설악산에는 ‘마치 1000명의 부처가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는 의미의 ‘천불동’처럼 불교와 관련된 이름이 많은데, 나한봉도 그중 하나예요. 바로 옆에 서 있는 큰새봉과 함께 공룡의 꼬리 쪽을 지키고 있는 듯 보입니다. 천화대는 공룡능선에서 갈라진 지능선의 바위 능선이에요. ‘하늘에 핀 꽃’이라는 뜻이 깃들어 있을 정도로 화려합니다.

 

그러나 이런 빼어난 아름다움 뒤에는 다른 얼굴이 숨어 있어요. 국립공원공단은 등산 난도에 따라 국내 등산로를 5등급으로 나누는데, 공룡능선은 가장 높은 ‘매우 어려움’ 등급에 속합니다. 능선 5㎞를 지나는 데만 보통 4~5시간이 걸려요. 신선대, 1275봉, 나한봉 등 1000m가 넘는 봉우리를 계속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이지요. 능선에 닿기 위해 오색이나 설악동 소공원에서 걸어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는 거리까지 합치면 거의 20㎞, 산행 시간은 8~12시간에 이릅니다.

 

공룡능선 구간에는 물을 뜰 샘터도, 쉬어 갈 대피소도 없어요. 끝없이 이어지는 바위 오르막과 내리막을 쇠줄과 난간에 의지해 넘어야 합니다. 비나 강한 바람이 겹치면 발을 헛디딜 위험이 커져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구간이기도 해요. 아름답지만 한편으론 거친 설악의 등줄기랍니다. 당장 오르기 어렵다면 사진 속 공룡의 등을 먼저 눈에 담아 두세요. 언젠가 그 등뼈 위를 직접 걷는 날을 꿈꾸면서요.

 

출처: 조선일보(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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