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부 정세영 기자
■ 소소한 복도통신

“○○ 구단에는 누가 감독으로 온대요?”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끝나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특히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한 팀이라면 차기 감독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프로야구에서 감독 선임은 크게 두 갈래다. 구단 내부 절차를 거치거나, 모기업 ‘윗선’이 특정 인사를 내리꽂는 방식이다. 구단 내부 절차는 의외로 꼼꼼하다. 요즘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처럼 후보자 면접이 일반적이다. 다만 미국과 달리 처음부터 유력 후보 두 명 안팎으로 대상을 좁혀놓고 최종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A 구단은 감독 후보의 면접 내용을 녹음해 주요 부서의 팀장급 간부들에게 들려주고, 이들의 의견까지 인선에 적극 반영했다. 결국 팀장들이 많이 지지한 감독이 1군 사령탑에 올랐다.
그런데 다 끝난 줄 알았던 인선이 막판에 뒤집히기도 한다. 한 감독 후보는 구단과 사실상 합의까지 마쳤지만, 막판에 지인이 협상에 끼어들면서 다 잡은 지휘봉을 놓쳤다. 선임을 확신했던 것일까. 갑자기 요구 조건이 달라졌다. 그야말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달랐던’ 셈이다. 결국 협상은 깨졌고, 당초 코치로 점찍어 둔 인사가 대신 감독 자리를 꿰찼다.
모기업의 ‘내리꽂기’에 구단의 공든 인선이 무너진 사례도 있다. 몇 해 전 B 구단은 여러 차례 우승을 이끈 감독과 세부 계약 조건까지 합의했다. 그런데 모기업 최고위층이 느닷없이 다른 후보를 들고나왔다. 프런트는 윗선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고, 모기업이 점찍은 인물이 결국 지휘봉을 잡았다. 당초 인선을 주도했던 대표이사는 이후 자의로 팀을 떠났다. 물론 요즘은 구단 내부 절차를 통한 감독 선임이 대세다. 최근 류지현(사진) 감독을 선임한 한화도 이른바 ‘내부 프로세스’를 유독 강조했다.
출처: 문화일보(202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