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동 논설위원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을 놓고 추미애 경기지사, 김용민·박은정 의원 등 여권 강경파들과 연일 SNS 설전을 벌이는 모습은 보기 딱하다. 임기 2년 차 초반에 대통령과 검찰 해체 탈레반들의 자중지란은 초현실적이다.
김용민·박은정 의원 등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이라 그렇다 쳐도 1425만 명이 넘는 최대 광역단체장인 추 지사의 ‘밀정’ ‘아이히만’ 등 험한 용어를 사용한 ‘김지용 중수청장’ 반대 투쟁 돌입은 뜬금없고, 지나치게 넓은 오지랖이다. 이 대통령이 SNS에서 비판한 “서민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힘없는 서민에게는 더 가혹하고 소액의 서민 복지예산을 거리낌없이 삭감하는 사람”은 추 지사를 겨냥한 것 같다. 경기도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 복지예산을 삭감하면서도 12억 원의 전세 관사와 7700만 원의 관용차 구입을 지적한 것으로 보이는데, 논점은 빗나갔다.
추 지사는 김 후보가 서울고검 차장, 대검 형사부장 재직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추진 반대, 검수완박 반대 등을 들어 ‘친윤 검사’ ‘검찰주의자’를 중수청장에 임명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무리한 주장이다. 당시 윤 총장 직무배제는 법원에서도 효력 정지가 됐고, 고검장 전원과 지검장 대다수가 반대 서명에 참여할 정도로 검찰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높았다. 전국 18개 지검장 중 3명이 참여하지 않았는데,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이다. 검수완박도 반대 안 한 검사를 찾기가 어렵다.
문제는 추 지사의 무리한 김지용 반대가 ‘대권 욕심’ ‘정치적 욕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넘어 이해충돌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중수청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지난달 4일 김지용 후보와 함께 김 전 동부지검장, 문홍주 전 판사, 이윤제 명지대 교수를 추천했다. 문 전 판사와 이 교수는 이 정부 들어 출범한 김건희특검과 내란특검에 특검보로 참여해 중립성·독립성 자격 시비가 크다. 남는 건 김관정 혼자인데,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탈영(혹은 병가 연장)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당사자다. 추 지사의 과도한 김지용 반대는 자칫 김 전 지검장에 대한 은혜 갚기로 비칠 수 있다.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을 새기기 바란다.
출처: 문화일보(202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