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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 주민 인권 짓밟는 '북·중·러 결탁' 정부는 좌시할 건가

  • 관리자
  • 26.10.16
  • 14

심상민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2024년 8월, 재중 탈북 여성 13명과 어린이 2명이 동남아와 국경을 접한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이들은 쾌속정을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탑승 직전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쿤밍은 동남아를 거쳐 한국으로 향하는 탈북민들의 주요 경유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겨레얼통일연대

지난 2024년 8월, 재중 탈북 여성 13명과 어린이 2명이 동남아와 국경을 접한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이들은 쾌속정을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탑승 직전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쿤밍은 동남아를 거쳐 한국으로 향하는 탈북민들의 주요 경유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겨레얼통일연대

 

북한 인권 상황은 독재 국가 내부의 비극을 넘어 인류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다. 주민의 생명과 존엄을 담보로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평양의 배후에는 중국의 방조와 지원이 있다. 또한 최근 심화된 북·중·러 권위주의 밀착도 작용한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 송환이다. 중국은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의무가 있지만, 탈북민을 ‘불법 경제 이주자’로 규정해 북송해 왔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2025년 9월 사이에만 최소 406명이 강제 북송됐다. 중국은 탈북민 신고 시 500달러(약 68만원) 포상을 지급한다. 탈북민을 도와주다 적발될 때는 3600달러(약 490만원) 벌금을 매기며 단속을 강화했다. 송환된 탈북민은 모진 고문을 받는다. 임신한 여성은 강제 낙태에 내몰린다. 그럼에도 중국은 유엔난민기구(UNHCR) 직원의 국경 접근을 차단했다.

 

북한 인권 위기는 글로벌 공급망 속 노동 착취로도 번지고 있다. 북한 경제특구 공장은 중국 기업이 자본·원자재·품질 관리를 총괄하고, 북한 당국이 노동력을 공급하는 착취 구조다.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은 새벽부터 일몰까지 무임금 강제 노동에, 때로는 머리에 손전등을 묶고 밤샘 노동에 시달린다.

 

북·중·러 군사 밀착은 북한 주민을 전쟁의 소모품으로 전락시켰다. 러시아 타타르스탄의 옐라부가 드론 공장이 대표적이다.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을 월 5500대 생산하는 이 시설에 북한은 노동자·기술자 약 1만 2000명을 투입했다. 시급 2.5달러 남짓한 임금의 70~90%는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된다.

 

이처럼 북한 정권이 주민을 착취해 무기를 만들고 중·러가 이를 지원·소비하는 3각 노예 노동 카르텔이 드러났음에도 정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군 포로 송환 협상에서는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정작 북한 주민의 인권 참상을 외면하는 것은 이중 잣대다. 정부는 생명권, 노예제 금지, 고문 금지, 비호받을 권리를 명시한 1948년 세계인권선언에 입각해 다음 조치를 결단해야 한다.

 

첫째, 유엔 총회와 인권이사회 등 다자 무대에서 중국의 탈북민 강제 송환 중단과 난민협약 준수를 최우선 의제로 제기해야 한다. 탈북 여성 인신매매와 강제 북송 방조 중지, UNHCR 직원의 국경 접근권 회복을 촉구하는 다자 결의안을 주도해야 한다.

 

둘째, 미국·EU의 강제 노동 제재망과 연계해 공급망 인권 실사를 의무화해야 한다. 북한 경제특구 생산품의 유통을 차단하고, 북한 노동자를 착취하는 중·러 위장 법인, 운송업체, 금융 브로커에 대한 실효적 인권 제재의 관철을 위해 미국·EU·일본 등과 협의하고 협력해야 한다.

 

셋째, 10년째 방치된 ‘북한인권재단’의 정상 출범을 위해 국회 이사 추천을 견인하고, 해외 파견 중 이탈한 북한 노동자 지원을 외교·정보 핵심 과제로 격상해야 한다. 현지 북한 노동자의 실태 파악과 비상 탈출 경로 마련 등 유사시 이들의 한국행을 지원할 범정부 차원의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

 

미 하원 청문회 표제처럼 인간의 생명은 협상의 지렛대가 아니다. 정부는 ‘북한 예외주의’를 벗고, 북·중·러 결탁에 당당히 맞서 북한 주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켜야 한다. 원칙 앞에 당당해야 진정한 한반도의 자유와 번영을 견인할 수 있다.

 

출처: 조선일보(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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