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금융팀 최근영 기자
■ 소소한 복도통신

게티이미지뱅크
“보안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가 괜히 공격자들의 표적이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금융권 정보 유출 사태 이후 만난 한 2금융권 관계자의 말이다. 금융권을 겨냥한 인공지능(AI) 기반 해킹 위협은 이미 경고됐다. 금융보안원은 지난달 17일 세미나에서 AI 에이전트가 서버를 탐색하고 취약점을 악용하는 공격 사례를 공유한 바 있다. 보안원은 여기서 “연 1∼2회 진단으로는 잡히지 않는다”며 외부 노출 시스템의 상시 점검을 강조했다. 당시 세미나에는 이후 해킹 피해를 본 KB국민·하나은행과 현대캐피탈, 웰컴저축은행 등의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세미나 후 2주 뒤 주요 금융사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은행권 해킹 사고에서는 외부에 노출된 업무 시스템의 취약점이 문제가 됐다. 위협을 몰랐거나 대응책을 듣지 못했던 것이 아닌 만큼, 당시 제시된 경고가 실제 보안 조치로 이어졌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추가 유출 여부를 두고 “정말로 없는 건지, 아직 인지를 못 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사고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오는 19일 금감원 국정감사에는 5대 시중은행장이 한꺼번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이 정무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함께 채택된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금융권이 지금 입증해야 할 것은 보안 투자 계획만이 아니라 실제 대응 역량이다. “막을 수 있었는데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더 받지 않기 위해선 이미 알려진 취약점부터 제대로 점검해야 할 때다.
출처: 문화일보(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