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섭 기자
흑상어
지난달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발견된 상어 ‘부캉이’가 좀처럼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요. 부캉이를 오래 볼 수 있어 반갑다는 사람도 있고, 혹여 날씨가 추워지면 위험해지는 게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죠. 부캉이는 처음에 발견됐을 땐 무태상어로 알려졌지만,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암컷 흑상어라고 발표했답니다.
오늘은 흑상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영어 이름도 어두컴컴하다는 뜻의 더스키 샤크(dusky shark)인데, 다 자란 몸길이는 4.2m에 달해요. 등 쪽은 짙은 갈색 또는 회색이고 지느러미 가장자리는 더욱 까무잡잡해요. 태평양·대서양·인도양 등 전 세계 큰 바다에서 볼 수 있는데 살아가는 곳은 뭍과 가까운 연안과 대륙붕 주변이랍니다. 추운 겨울이 되면 수온이 따뜻한 곳을 찾아 활발하게 이동하는데 한 번에 3700㎞까지 이동한 기록도 있대요.

흑상어 ‘부캉이’가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김동환 기자
주된 먹잇감은 고등어나 전갱이같이 떼를 이루는 물고기와 연안 바위틈에 사는 돔, 가자미, 가오리 등이에요.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상어까지도 잡아먹어요. 상어는 여느 물고기에 비해 덩치가 크고 오래 사는 대신 성장 속도가 느린데요. 흑상어는 그중에서도 느린 편이에요. 스무 살 안팎이 돼야 번식을 할 수 있어요.
번식 방법은 아주 독특하답니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알을 낳는 난생이고, 일부는 알을 몸속에서 부화시켜 어느 정도 자란 상태에서 내보내는 난태생이에요. 그런데 흑상어는 사람 등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몸속에서 새끼를 키운 뒤에 낳는 태생이에요. 새끼는 어미 뱃속의 자궁에서 자라는 동안 태반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아요. 임신 기간은 사람보다도 더 긴 16개월이죠. 한 배에 적게는 세 마리, 많게는 열네 마리까지 새끼를 낳는데 태어난 직후의 몸길이는 1m가 조금 못 돼요. 부캉이 주변에서 1m 정도의 물고기가 발견되자 새끼를 낳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것도 그래서랍니다. 그런데 새끼를 낳는 태생이라고 해서 사람처럼 어미가 정성껏 새끼를 돌보는 건 아니고 바로 제 갈 길을 간대요. 새끼들은 동족 등 천적에게 잡아먹히는 걸 피하고 자신들이 사냥할 수 있는 먹잇감을 찾아 수심이 얕은 곳으로 본능적으로 이동한대요.
부캉이는 한동안 무태상어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2019년까지는 흑상어와 무태상어가 같은 종류로 인식됐어요. 그런데 두 등지느러미 사이에 무태상어에게 없는 불룩 솟아오른 부분(융기)이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별도의 종으로 확인됐답니다.
최근 부캉이 말고도 세계 곳곳에서 상어가 도시의 해안가로 출몰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상어의 출몰이 잦아진 것과 기후 변화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거라고 말해요. 기후 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물고기 종류의 서식 지역이 바뀌고, 이들을 쫓아 사냥하는 상어의 이동 패턴도 바뀌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상어가 수심이 얕은 곳까지 출몰하게 되면서 사람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올해 4~6월 동해안 평균 표층 수온은 16.3도로 지난해보다 1.9도나 올랐어요. 실제 최근 우리 바다의 상어 출몰도 잦아지고 있는데, 올해 동해안에서는 모두 68마리의 상어가 발견됐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 발견된 상어의 3배에 달해요.
출처: 조선일보(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