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중기팀 박준우 기자
■ 소소한 복도통신

“적당히 하고 돌아와라.”
지난 5월 총파업을 앞두고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위원장이 당시 임신한 아내와 ‘태교 여행’을 떠나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이 같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총파업이라는 큰 사안을 앞두고 매일 협상에 나서야 할 노조위원장이 자리를 비운다는 데 대해 많은 이가 강한 불신과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박 위원장은 “사전에 회사에도 통보했고, 자리를 비우더라도 의사결정 및 노조 업무 처리에는 차질이 없다”며 부재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최초의 파업을 앞두고 자리를 비운 노조위원장의 해명에 공감하는 사람은 적었다.
약 5개월이 지나 아내가 출산했지만 박 위원장은 출산휴가를 가지 않고 업무를 보고 있다. 상생노조는 오는 26일부터 또 한 차례의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 최고 수준 처우를 보장하겠다는 사 측 제안을 또 한 차례 거부한 노조는 지난 6일 회사의 2대 주주인 삼성전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보상 기준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결정한 만큼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또한 노조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사 측의 유상증자 청약 일정 보류 및 재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간의 시선은 파업 명분을 쌓기 위한 노조의 무리수라고 보고 있다. 내부에서도 추가 수당의 감소와 수주 감소에 따른 회사의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휴가도 미룬 채 강경 투쟁에 나서고 있는 박 위원장에게 휴가를 갔을 때와 같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적당히 하고 돌아오라”고.
출처: 문화일보(2026-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