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논설위원

2002년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는 달과 화성 탐사를 위한 거대한 프로젝트에 나섰다. 2006년 인공위성을 실은 팰컨1 로켓은 발사 직후 바다로 추락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시도도 실패해 파산 위기에 몰렸다. 2008년 네 번째 시도 만에 성공해 로켓을 궤도에 올린 최초의 민간기업이라는 영예를 차지했다.
스페이스X는 인류 최초의 재사용 로켓 팰컨9을 만들었다. 2024년엔 유인 탐사용 우주선 스타십의 부스터 로켓 슈퍼헤비를 로봇팔로 붙잡아 다시 발사대에 세우는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나사(미 항공우주국) 같은 국가기관이 아니라 민간기업의 우주 시대 개척 가능성을 보여줬다. 스페이스X는 나사와 함께 달 탐사를 재개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세웠다. 스페이스X는 최근 스타십을 처음으로 지구 궤도에 올리고 스타링크 위성 26기를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6월 나스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가치가 1조7700억 달러에 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형 스페이스X’를 꿈꾸고 있다. 7일 진행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에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하면서 민간 주도의 우주항공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번 누리호는 민간에 기술을 이전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사업’을 통해 제작된 두 번째 발사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5조 원을 투입해 한국의 우주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2014년 삼성테크윈을 인수해 만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 등을 자회사로 편입해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18년 영업이익 532억 원에서 지난해 3조893억 원으로 폭풍 성장했다.
그러나 정부 사업 의존도가 높은 방산 대기업과 세계 상업 우주시장의 강자 사이엔 격차가 크다. 스페이스X의 경쟁력은 재사용 로켓으로 발사 비용을 낮추고 스타링크 위성이라는 거대한 자체 시장까지 창출한 데 있다. 부품·엔진·발사체·위성통신 서비스를 연결해 수직계열화도 이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방산 수출을 기반으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기술 자립, 수직계열화 완성, 해외시장 진출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종합방산기업으로서 ‘우주 강국’의 꿈을 실현하길 바란다.
출처: 문화일보(202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