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법조팀 황혜진 기자
■ 소소한 복도통신

“PC방인가요? 홈쇼핑 콜센터인가요?”
지난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에 맞춰 서울지방중수청으로 발령받아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빌딩에 마련된 사무실을 찾은 A 수사관은 내부를 둘러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넓은 공간에 개인용 컴퓨터가 종과 횡으로 빼곡하게 늘어선 모습이 PC방이나 홈쇼핑 콜센터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A 수사관은 “이 정도의 ‘칼 정렬’은 요즘 PC방에서도 보기 힘든 구조”라며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조직도, 사무실도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채 출범한 중수청 수사관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괜히 지원했나”라는 푸념이 나온다. 늦어진 조직 구성과 인사 탓에 초기 혼란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막상 현장에서 마주한 상황은 “과연 업무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는 것이다. 특히 강당처럼 넓은 공간에 책상을 다닥다닥 붙여놓은 사무실 구조를 두고는 “수사업무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는 밀행성과 보안이 생명인데, 현재 구조로는 기본적인 보안조차 지키기 어렵다는 얘기다.
중수청 개청식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중수청 현판을 처음 공개하는 제막식에서는 가려놓은 천을 걷어내는 순간 현판 한쪽 나사가 빠지면서 일부가 떨어져 흔들거리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지켜본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중수청의 앞날을 보는 것 같다”는 씁쓸한 농담까지 나왔다. 중수청 행사임에도 정치권과 외부 인사가 중심에 선 개청식 자리 배치도 입에 올랐다. 행사장 중앙에는 김영진·서영교 의원이 자리했다. 이를 두고 중수청 안팎에서는 출범 초기부터 독립성 논란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 문화일보(202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