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엄주신

커뮤니티

자유게시판

정치 소음 과민증후군[오후여담]

  • 관리자
  • 26.10.08
  • 6

유병권 논설위원

 

‘미소포니아’(Misophonia·선택적소음과민증후군)라는 신경학적 질환이 있다. 특정 소리를 감지했을 때 뇌의 감정 회로가 격렬하게 반응하며 극심한 혐오와 분노, 불안, 스트레스 등 통제하기 힘든 거부감을 쏟아내는 증상이다. 최근 원로 가수 심수봉 씨가 이를 고백하며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달 지역 축제 무대에서 앞 순서 후배 가수의 공연을 두고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공연마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물의를 빚자, 어린 시절부터 이 질환을 앓아왔다고 공개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병은 음악 하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특별한 질환이 아니다. 의학계에 따르면 일반인의 15∼20%가 특정 소리에 심한 거부감을 호소하고, 3∼5%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고통을 겪는다는 조사도 있다. 귓속 청각기관의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소리 자극을 해석하는 뇌 신경망과 공포·분노를 주관하는 편도체 사이의 불협화음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따라서 소리의 크기는 본질이 아니다. 음식을 쩝쩝거리며 씹는 소리, 거친 숨소리, 무의식중에 딸깍거리는 볼펜 소리처럼 작지만 반복되는 일상의 소음이 뇌관을 건드린다. 증상이 깊어지면 소리의 형태를 넘어 특정 인물의 목소리 톤이나 억양만 들어도 맥박이 뛰고 즉각적인 적개심이 치솟기도 한다. 소리 차단이 우선이지만, 심하면 의사 등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6일 시작한 국정감사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고성과 막말이 오간다. 정책 검증 대신, 상대의 말을 자르고 모욕하는 삿대질과 비아냥이 마이크를 타고 하루 종일 울려 퍼진다. 이런 것을 보며 짜증과 환멸을 느끼는 것은 정치 스트레스이자, 피로감이다. 그러나 특정 정치인의 얼굴과 음성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참을 수 없는 혐오가 치민다면, 그것은 ‘정치적 미소포니아’ 증상이다.

 

기이한 대목은 그 반대편에서 펼쳐지는 풍경이다. 대다수 일반 시민에게는 일상을 파괴시키는 참기 힘든 소리가, 강성 팬덤층에는 마음의 평온을 주는 ‘백색 소음’(White Noise)으로 둔갑한다. 누군가에게는 신경을 긁는 끔찍한 고통의 소음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달콤한 위안의 자장가로 들린다. 타협과 공존의 주파수를 상실한 우리 여의도 정치의 서글픈 요지경이다.

 

출처: 문화일보(2026-10-06)

게시판 목록
NASA 과학자 "예수 탄생 알린 '베들레헴의 별' 미스터리 풀었다"
일본서 한 학기, 미국서 한 학기… 글로벌 현장서 배우는 태재대학교
"명문대 졸업장 유효기간 10년… AI시대 이끌 1% 인재 키운다"- 태재대 염재호 총장
교회 및 중직자가 구비해야 할 교회법 책
초월선교회란?
칭찬받는 장로 - 엄동규 장로
엄하고 무서운 사람(엄주신 장로) - 임종만 목사(고신 증경총회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 엄주신 장로 - 엄묘순 권사
3代 장로를 배출한 가문(家門)
[만물상] 국가대표의 품격
[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 핵심은 '가능성' 포기하지 않은 데에 있었대요
[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에테르부터 프레온 거쳐, 이소부탄까지 더 안전하고 친환경인 '냉매' 개발했어요
[천자칼럼] 스크린쿼터 딜레마
PC방? 콜센터?… ‘졸속’ 중수청 사무실의 풍경[소소한 복도통신]
정치 소음 과민증후군[오후여담]
[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465] '기스'와 '흠집'
[천자칼럼] 병역특례 유감
[횡설수설/신광영]철딱서니 없는 AG 축구 국대들
“원로 목사 은퇴비 등 소송까지 간 한국 교회… 女-청년 대의원 확대 등 교단 총회부터 변해야”
[신문과 놀자!/미션 나의 문해력]수작(酬酌)
서촌, 목욕탕 그리고 양자역학[이기진의 만만한 과학]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