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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공포와 핵 규제[오후여담]

  • 관리자
  • 26.09.29
  • 7

오승훈 논설위원

 

“이 사건의 공포 때문에 우리는 이걸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1962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소련의 탄도 미사일 쿠바 기지 건설로 불거진 제3차 세계대전 위기가 종결된 뒤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의 공통점은 모두가 이 작은 행성에 살고 있고, 모두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흐루쇼프와 핵실험 금지 조약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6년이 지난 1968년 유엔총회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채택됐다. 종말로 치닫지는 말자는 이른바 ‘공포의 균형’이 작용했다. 불평등한 내용과 예외 사례(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가 적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핵 규제다. NPT 가입·탈퇴를 반복해온 북한이 60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선 한계가 더욱 명확해진다.

 

그런데도 인공지능(AI)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자 NPT가 규제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팟캐스트 ‘데일리’는 최근 ‘핵 규제가 AI 규제에 대해 가르쳐 주는 것들’이란 주제를 다뤘다. 핵의 교훈을 AI에 적용할 수 있는지 모색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NPT 역할을 평가하면서도, 차이점을 짚었다. 핵무기의 경우 우라늄 등 원료 물질에 대한 국가적 통제가 가능하지만, AI는 컴퓨팅과 전원만 있으면 된다.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기초 핵 기술은 1945년 이후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AI는 질주하고 있다. AI가 핵무기를 통제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면서, 군비 경쟁에선 AI가 필수인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 등이 NPT 방식의 AI 규제에 동의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 이유다.

 

앤트로픽에서 근무하던 제이컵 콕슨은 AI가 10년 안에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경고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AI 속도 조절론을 주장했으나, 업계는 찬반으로 나뉘어 논쟁 중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사한 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정상회담에서 AI 관련 사고 때 소통 채널 구축에 합의했다고 한다. 슈퍼지능(SI)으로 용어도 통일했다. 이는 사고 관리를 위한 합의로, AI 기술 경쟁에 관한 게 아니다. AI 기술 속도 문제가 오리무중이다.

 

출처: 한국경제(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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