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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1551] 한동훈이라는 '우백호(右白虎)'의 등장

  • 관리자
  • 26.09.28
  • 6

조용헌 동양학자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법체류자 처지에 있었던 풍수지리학에 학문적 영주권을 취득하게 해준 인물이 고(故) 최창조(1950~2024) 교수이다. 비록 시민권은 못 땄지만 영주권이라도 어디인가! 최창조는 살아생전 이 공덕으로 천당에 갔을 것으로 믿는다.

 

최창조의 풍수적 주장 가운데 대중적으로 크게 어필한 대목이 ‘고대법대, 연대상대’론이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동쪽 좌청룡 자락인 안암동에 고대가 있고, 서쪽 우백호 자락인 연희동 쪽에 연대가 자리 잡은 점도 풍수적 원리에 부합된다는 주장이다. 좌청룡은 아들, 이념, 공부를 상징한다. 우백호는 딸, 재물, 먹고사는 문제를 상징한다.

 

정신계의 고단자가 배출된 터는 대개 좌청룡이 우백호보다 상대적으로 발달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 기장의 척판암(擲板庵)이 그렇다. 우백호는 약하고 좌청룡이 아주 두껍고 길게 발달되어 있는 형국이다. 원효대사가 척판암에 있다가 신통력으로 당나라 운제산 태화사까지 밥상을 던져 건물 붕괴 직전의 대중을 구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암자이다.

 

청룡보다 백호가 발달한 터를 꼽자면 경주 양동마을이다. 우백호 자락이 훨씬 두껍고 여러 자락이다. 양동마을은 500년 동안 대표적인 부자 터이자 외손발복(外孫發福) 터로 알려졌다. 도 닦는 공부 터는 좌청룡이 더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돈을 상징하는 우백호가 더 중요하다.

 

최근 한국 사회는 좌청룡이 기형적으로 우세한 형국이다. 좌청룡이 날뛰면서 삼권분립을 해체하고 있다. 나라가 골병 들고 있다. 좌청룡의 난립을 견제할 우백호(右白虎)가 멸종되어서 균형이 깨진 상황이었는데, 최근 한동훈이 그 우백호 역할로 떠오르면서 생태계가 복원되는 것 같다. 동물의 왕국에서 한동훈은 원래 개과(科)의 셰퍼드였다고 보았다. 견종 중에서 셰퍼드는 지능이 제일 높고 냄새를 맡는 후각 기능이 아주 뛰어난 개이다. 공항 검색대에서 폭발물을 탐지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군견이나 탐지견으로 쓰였다. 검찰이라는 조직의 목줄과 꼬리표를 달고 있는 개가 셰퍼드의 특징이다.

 

그는 계엄 정국 이후 배신자로 몰리면서 울타리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시장 바닥의 들개가 되었다. 들개는 주인이 없는 개를 말한다. 그러다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나서는 이전의 가죽 목줄 대신에 송곳이 촘촘히 박힌 목줄인 스파이크 칼라(spiked collar)를 새로 장착하였다. 늑대가 이 송곳 스파이크를 물면 입천장이 뚫린다. 앞으로 한동훈이 당권을 쥐면 셰퍼드의 탈을 벗고 ‘우백호’로 진화될 것이다.

 

출처: 조선일보(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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