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게티이미지뱅크

맥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술이다.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안주 없이도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며, 갈증 해소에도 제격이라는 점에서 많은 애주가의 사랑을 받아 왔다.

맥주의 기본적인 맛은 일정하다. 다만 기온과 보관 온도, 마시는 사람의 기분이나 컨디션, 함께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맥주는 계절에 따라 권장 음용 온도가 다소 다른데,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4∼6도, 겨울에는 7∼9도 정도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맥주의 종류와 스타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나치게 차갑거나 너무 따뜻한 상태에서는 본래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거품은 맥주의 개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맥주 속 단백질과 탄수화물 성분이 탄산 기포를 붙잡으면서 형성된 거품층은 향을 머금고 산화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병맥주와 캔맥주는 내용물을 용기에 담은 뒤 약 60도 내외의 온수로 저온 살균 처리해 효모의 활동을 멈춘다. 이 과정을 통해 장기 보존이 가능해지며, 이러한 열처리를 거치지 않은 맥주가 흔히 말하는 생맥주다.

그렇다면 캔맥주와 병맥주는 실제로 맛이 다를까. 많은 사람이 두 제품 사이에 미묘한 차이를 느낀다고 말하지만, 제조 과정과 내용물 자체는 동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이가 발생한다면 그 원인은 주로 용기와 보관 환경에 있다. 캔맥주는 알루미늄 내부가 맥주의 품질을 해치지 않도록 코팅돼 있고, 외부 빛을 완전히 차단한다. 반면 병맥주는 갈색이나 녹색 병을 사용해 빛의 노출을 줄이지만, 구조적으로 일부 빛이 투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관 상태가 좋지 않으면 병맥주에서 이른바 ‘스컹크 향’이라 불리는 열화된 냄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적절한 조건에서 보관된 병맥주는 캔맥주와 맛의 차이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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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일보(2025-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