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동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이 내란·김건희·해병 특검이 종료된 후에도 추가 특검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내년 6·3 지방선거용으로 ‘내란 몰이’를 계속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정청래 당 대표는 1일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을 한 군데로 몰아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2차 종합특검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검사만 114명을 포함해 577명이 180일(해병특검은 150일) 동안 수사하고도 특검을 더 해야겠다는 발상이 기가 막힌다. 공소유지 비용까지 더하면 1000억 원이 들 것이란 분석이 있을 정도로 혈세 낭비가 심각한데, 또 특검을 하겠단다.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장악한 집권 세력이 전 정권을 상대로 한 무소불위 특검을 도입하고도 초라한 성적을 거뒀으면, 원래 특검할 대상이 아니었다는 방증이다. 3개 특검의 구속영장 발부율이 검찰의 절반 정도로 떨어진 건 성과에 쫓긴 특검의 졸속과 과욕 때문일 텐데, ‘조희대 사법부’ 핑계를 대는 건 더 어이없다.

역대 특검은 대개 2∼3개월 수사에 30∼90명 정도 인원이 투입됐다. 3개 특검 전에 역대 최대였던 국정농단 특검이 수사 기간 120일에 참여 인원 105명으로, 이례적으로 길고 컸는데, 3개 특검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원래 특검은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검찰 수사로, 권력층의 비리를 밝힐 것으로 믿기 힘든 경우 예외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특별검사 제도가 최초로 김대중 정권 때이던 1999년 도입돼 ‘옷 로비+조폐공사 파업유도 특검’이 시행된 이유다. 이후 이명박 정권 때 ‘사저 부지 매입 특검’, 문재인 정권 때 ‘드루킹 댓글조작 특검’ 등이 모두 그랬다.

집권당이 전 정권 관련 사건 수사에 특검을 도입하는 자체가 폭력적이고 코미디 같은 일인데, 그걸 또 연장하겠단다. 지난달 28일 끝난 해병특검과 오는 14일과 28일 종료되는 내란·김건희 특검은 범죄 혐의와 수사 대상이 완전히 다른데, 억지로 한 세트로 엮겠다고 한다. 오는 7일부터 ‘관봉권 띠지 분실+쿠팡 불기소 사건 상설특검’도 시행된다. 가히 특검공화국이다. 검사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면 안 된다며 검찰청 폐지를 결정해놓고 수사·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별건 수사까지 할 수 있는 특검을 애용하는 민주당의 자가당착, 내로남불이 끝이 없다.

출처: 문화일보(202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