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게티이미지뱅크

매년 10월은 전 세계적으로 ‘핑크리본 캠페인’이 전개되는 달이다. 이 가운데 10월 19일은 ‘세계 유방암의 날(World Breast Cancer Day)’로 지정되어 있다.

남녀 모두 태어날 때 기본적인 유방 구조를 지니고 태어나지만, 사춘기 이후 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발달 양상이 달라진다. 여성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으로 유선과 지방이 발달해 모유 수유 기능을 담당하게 되며, 외형적으로도 가슴이 발달한다. 반면 남성은 호르몬 자극이 미미해 유방 조직이 크게 성장하지 않는다.

유방암은 유방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대부분 모유가 흐르는 통로인 유관(乳管)에서 시작되며, 일부는 모유를 만드는 샘인 소엽(小葉)에서 발생한다. 유방암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다.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암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암 가운데 발병률 1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 성적이 매우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유방암은 여성에게만 찾아오는 질환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남성에게도 발병할 수 있다. 남성 역시 유선조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남성 유방암은 전체의 약 0.5∼1%에 불과해 ‘남성은 유방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다. 이러한 희귀성 탓에 방심하거나 무지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남성 환자 중에는 유방암 가능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멍울이나 통증을 가볍게 여기다 뒤늦게 진단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게다가 남성의 유방은 크기가 작아 종양이 피부나 근육으로 빠르게 침투할 수 있어 발견 시 이미 진행된 상태인 경우도 흔하다.

남성 유방암의 환자 수는 여성에 비해 절대적 소수다. 그렇다고 해서 생존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세계 유방암의 날’은 더 이상 여성만을 위한 건강의 날이 아니다.

도서관닷컴 대표

출처: 문화일보(202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