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노벨상(Nobel Prize)’은 상징성과 권위 면에서 세계 최고 자리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노벨상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상금도 가장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노벨상은 적지 않은 상금을 수여한다. 수상자는 부문별(생리의학상·물리학상·화학상·문학상·평화상·경제학상)로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17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하지만 순수하게 상금만 놓고 본다면 노벨상 상금보다 더 많은 규모의 상들이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상이 바로 ‘이브라힘 상(Mo Ibrahim Prize for Achievement in African Leadership·사진)’이다. 흔히 ‘아프리카판 노벨 평화상’이라 불리는 이 상은 상금 규모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수단 출신의 영국인 억만장자 모 이브라힘이 2006년 자신의 재산을 출연해 만든 상이다. 정치 후진성과 부패 문제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평생 먹고살 돈을 줄 테니 부패만 하지 말라”는 의미로 제정했다. 조건은 매우 엄격하다. 재임 중 민주주의·인권·경제 발전·사회 안정 등에 뚜렷한 성과를 남기고, 헌법에 따라 권좌를 스스로 내려놓은 지도자만이 대상이다.

수상자는 500만 달러를 일시불로 받고, 이후 매년 20만 달러의 연금을 평생 받는다. 단순 계산만 해도 노벨상 상금의 몇 배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브라힘 상 외에도 노벨상보다 많은 상금을 주는 국제상이 여럿 있다. ‘과학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 상(Breakthrough Prize)’의 상금은 무려 300만 달러다. 이는 노벨상 상금의 세 배에 달한다. 또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상인 ‘브레인 상(Brain Prize)’도 상금이 1000만 덴마크 크로네(약 156만 달러)이고, 영국의 억만장자 존 템플턴 경이 1972년 제정한 ‘템플턴 상(Templeton Prize)’ 역시 약 130만 달러로 노벨상보다 많다.

도서관닷컴 대표

출처: 문화일보(202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