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얼룩날개모기의 기승에 말라리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모기는 단순히 편안한 잠을 훼방 놓는 흡혈귀가 아니다. 말라리아·일본뇌염·뎅기열 등 치명적인 질병을 옮긴다. 모기의 종류는 세계적으로 3500여 종에 달한다.

모기는 뛰어난 후각을 자랑한다. 20m 밖에서도 냄새를 맡고 먹잇감에 달려들 정도다. 열, 이산화탄소, 땀 냄새 등은 모기의 흡혈 욕구를 자극한다. 모기는 뛰어난 이산화탄소 감지 능력으로 사람의 위치를 알아낸다. 모기가 사람의 얼굴 주변에서 윙윙거리는 것은 코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모기는 주둥이가 길고 윗입술이 대롱 모양으로 되어 있어 피를 빨기가 쉽다. 살갗 위에 은밀히 침을 꽂고 피를 빨아들인다. 한 번에 배가 터지도록 먹는다. 일단 피를 맘껏 먹고 나면 몸이 무거워져 잘 날지 못한다. 핏속의 단백질을 어느 정도 소화시키고, 핏속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해 몸을 가볍게 만든 다음에야 다시 날아간다.

모기가 피를 섭취하는 것은 배가 고파서일까. 아니다. 알을 낳기 위해서다. 수정란을 갖게 된 암컷은 자신의 난자를 성숙시키기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필요로 한다. 피는 모기에게 최고의 영양식이다. 이것이 모기가 피에 굶주린 이유다. 피에는 알의 성숙에 필수적인 단백질과 철분이 들어 있다.

모든 모기가 다 사람을 무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무는 것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산란기의 암컷 모기다. 수컷은 온순해 사람을 물지 않는다. 꽃의 꿀이나 나무의 수액, 이슬 등을 먹고 살기 때문에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수컷 모기는 비행용 근육의 연료로 쓰일 약간의 화밀(花蜜)만 있으면 충분하다. 모기가 어른이 되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짝짓기. 수컷들은 ‘정지비행’을 하며 날갯짓으로 구애의 소리를 보낸다. 암컷은 그 소리를 듣고 수컷을 찾아가 사랑의 주파수를 맞춘다. 그리고 임신한 암컷 모기는 하이에나로 돌변해 사람의 피를 노린다.

도서관닷컴 대표

출처: 문화일보(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