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게티이미지뱅크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은 성조기를 가리켜 “별은 하늘을, 적색은 모국인 영국을, 적색 바탕을 가로지르는 흰색 줄은 모국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이 1776년 7월 4일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날은 우리의 설날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최대 명절이다.

7월 4일은 진짜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날일까? 엄밀히 말하면 7월 4일은 독립을 선언한 날이 아니다. 13개 영국 식민지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고 선언하기는 했지만 그 날짜와 다르다. 이날은 미국이 영토적으로나 국가 체계상으로나 완전한 독립을 이룬 날이 아니다. 사실 영국 연방으로부터 탈퇴한다는 독립선언은 그보다 앞서 이틀 전에 열렸던 7월 2일 제2회 대륙회의 회원들이 결의했다.

다음 날 이 선언은 각 신문에 발표됐고, 이튿날인 4일에 대륙회의의 승인을 얻었다. 그리고 독립기념관의 발코니에서 독립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날은 7월 8일이다.

날짜만 잘못된 게 아니다. 독립선언이란 명칭도 원래 명칭과는 다르다. ‘독립(Independence)’이란 말은 선언서 어느 곳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이 선언서의 공식 명칭은 ‘아메리카합중국 13개 주의 만장일치 선언(The Unanimous Declaration of the Thirteen United States of America)’이다.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은 토머스 제퍼슨이 작성한 독립선언서의 문안이 확정되고 채택된 날짜다. 독립을 선언하는 문서가 독립선언이라는 행동 자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부분 대표가 독립선언서에 실제 서명한 날짜도 그 이후다. 미국 의회는 7월 8일까지 독립을 축하하지 않았다. 독립선언에 관련된 소식은 2주가 돼서야 런던에 닿았고, 프랑스는 8월 30일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

도서관닷컴 대표

출처: 문화일보(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