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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03] ‘인터내셔널 클랭 블루’

  • 관리자
  • 23.11.02
  • 13,016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이브 클랭, IKB 79, 1959년, 목판과 캔버스 위에 페인트, 139x120x3cm, 런던 테이트 미술관 소장.

이브 클랭, IKB 79, 1959, 목판과 캔버스 위에 페인트, 139x120x3cm, 런던 테이트 미술관 소장.

 

1957년 프랑스 미술가 이브 클랭(Yves Klein·1928~1962)이 화구 제작사와 협업하여 새로운 파란색을 개발했다. 값비싼 청금석에서 뽑아낸 울트라마린안료에 기존 유채 물감을 만들 때 사용하던 아마씨 기름 대신 투명한 합성수지를 섞어서 탁한 기운을 없애고 순도를 높인 대단히 쨍한 파랑이다. 클랭은 1960년 이 색채에 인터내셔널 클랭 블루(IKB)’라는 이름을 붙여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클랭은 상표 등록 이전부터 화면에 오직 이 파랑만을 칠한 단색조 회화를 반복해 그려 약 200점을 남겼다. 그는 목판에 캔버스를 팽팽하게 씌우고 붓 대신 페인트 롤러를 사용해 대단히 균일하게 ‘IKB’를 발랐다. 그림의 네 모서리는 둥글게 처리하고, 설치할 때는 벽으로부터 20가량 거리를 두고 걸었다. 벽 위에 둥둥 떠있는, 눈 시리게 파란 화면을 바라보면, 과연 이것이 평평한 나무판인지 열린 창으로 내다보는 드넓은 하늘인지 혼동될 정도로 놀라운 깊이감이 느껴진다. 개인전에서는 동일한 크기의 캔버스 11점에 동일한 파란색을 칠해, 아무리 봐도 똑같아 보이는 그림들을 전시하면서 모두 다른 가격에 팔았다. 놀랍게도 구매자들은 그중에서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랐고, 화가가 제시한 서로 다른 가격을 기꺼이 지불했다.

 

화가인 부모 아래서 자랐으나 정작 미술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던 클랭은 어린 시절, 바닷가에 누웠다가 허공에 서명을 하고 하늘이 자기의 첫 작품이라고 했다. 그에게 파랑이란 하늘의 색이자 영원한 신과 무한한 영혼의 상징이었다. 삼십 대의 나이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클랭의 영혼은 지금도 무한한 파란 허공을 유영하고 있을 것이다.

 

출처: 조선일보(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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