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엄주신

커뮤니티

자유게시판

[정용관 칼럼]‘탄핵은 무모한 도박’ 이재명도 용산도 알지만…

  • 관리자
  • 24.07.08
  • 13,309

 

정용관 논설실장

 

탄핵 청원 120충성파들 으름장

불발 땐 역풍이재명은 입도 뻥끗 안 해

용산도 해볼 테면 해보라마이웨이 회귀

그렇게 지지율 방치 땐 방어벽얇아질 뿐

 

요즘 언론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를 꼽는다면 탄핵이다.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검사 탄핵, 인권위원 탄핵. 하도 많이 듣다 보니 탄핵이 뭐 별건가하는 내성(耐性)이 생길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년 동안 13번의 각종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탄핵은 본래 일반적절차로는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고위 공직자에 대한 처벌이 어려울 때 취하는 특수한조치다. 그러나 극히 예외적으로 이뤄져야 할 일이 일반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중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연루된 여러 의혹 사건을 수사한 현직 검사들에 대한 탄핵 발의는 실로 압권이었다. ‘만취 대변등 탄핵 사유가 황당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런 식의 방탄 탄핵으로 법치(法治) 자체를 희화화하고 국가 시스템을 흔드는 일까지 벌일 것이라곤 미처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친명 충성파들에겐 법치 파괴 우려와 같은 공적(公的) 인식은 눈곱만큼도 없어 보인다. 검사 탄핵 발의는 곧 이 전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을 내려야 하는 판사들에 대한 유무형의 겁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사법리스크의 시간을 지체시키는 게 근본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올 초 이 전 대표에 대한 재판을 지연시키던 판사가 사표를 낸 적도 있다.

 

민주당의 다음 스텝은 뭘까. 탄핵의 궁극적 타깃은 윤석열 대통령일까.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 청원에 대한 동의가 100만 명을 넘어서자 민주당 내에서 성난 민심의 들불” “지난 2년도 너무 길었다” “200, 300만으로 이어질 기세등 으름장이 쏟아진다. 검사들에 대한 탄핵 시도는 결국 대통령 탄핵으로 넘어가기 위한 여론 간보기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까지 흐름을 보면 박근혜 같은 최후를 맞을 것이란 경고와 엄포가 단순한 레토릭으로 들리지만은 않지만, 여기서 한번쯤 생각해 볼 대목은 있다. 채 해병 사건 외압 의혹, 명품백 의혹, 전쟁 위기 조장, 일제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방조 등을 쭉 열거한 해당 청원의 탄핵 요건이 허술하다거나 청원에 동의한 이들이 대부분 개딸 혹은 강성 당원일 것이라는 얘기는 논외로 치자. 이 전 대표는 왜 이 문제에 대해 입을 꽉 다물고 있을까.

 

탄핵 분위기를 한껏 띄우는 것과 이를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2016년 박근혜 탄핵 때와 얼핏 비슷한 상황 같지만 질적으로 다르다. 여야가 손잡았던 그때와 달리 보수 진영엔 박근혜 학습효과가 남아 있다. 요즘 유행하는 배신 프레임이다. 더욱이 이 전 대표는 170석 야당의 실질적 수장이다. ‘변방의 장수로 앞장서 박근혜를 끌어내리자고 외쳐 댔던 그때와 달리 잃을 게 많다. 탄핵 궤도에 올라탔다가 일을 그르칠 경우 그 후폭풍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한다. 그런 무모한 도박에 섣불리 나서진 않을 거란 얘기다. 물론 이 전 대표는 갑갑한 상황이다. 내심 탄핵 시계를 앞당기고 싶겠지만 맘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선거법 등 1심 판결 여부에 따라 내부 반란 세력이 준동할 수도 있다. 그러니 일단 제1당 대표라는 철갑을 다시 챙겨 입고 탄핵 여론 추이를 살피며 집권 세력의 균열 가능성을 엿보는 게 그로선 합리적 선택이다.

 

그런데 용산 핵심부에선 이 전 대표가 대통령 탄핵 수순을 밟을 것으로 단정하고, 오히려 정국 반전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정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른바 노무현 탄핵 역풍 모델이다. 어차피 손을 내밀어 봤자 결론은 탄핵 추진이니 해볼 테면 해보라는 것이다. 총선 참패 후 잠시 협치 탐색이 이뤄지는 듯하다가 다시 마이웨이의 강 대 강 기조로 돌아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이재명은 바보가 아니다.” 그를 직접 겪어 본 사람들의 얘기다. 상대를 얕잡아 보면 오판하게 된다. 대한민국엔 요즘 권력자들을 위한 두 개의 놀이공원이 있다. ‘용산랜드여의도랜드. 용산 권력은 그들만의 놀음이 한창이고 여의도 권력은 호시탐탐 진공 태세를 갖추고 있다. 태블릿PC 같은 휘발성 높은 사건이 터져 나오고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고 대통령과 여당은 자중지란의 내부 쌈질만 벌이면 어찌 될까. 여당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난데없는 여사 문자 소동은 불길한 징후다. 탄핵 게임은 시작된 것도 끝난 것도 아니다.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진짜 게임은 누가 더 민심의 성채를 튼튼하게 하느냐다. 그 점에서 제2부속실 설치 등 민심을 다독이는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용산이 참 이해하기 어렵다.

 

출처: 동아일보(2024-07-07)

게시판 목록
[신문과 놀자!/어린이과학동아 별별과학백과]여름철 맹꽁이 울음소리가 사라진 이유는?
큰마을아파트 단지 이야기
교회 및 중직자가 구비해야 할 교회법 책
초월선교회란?
칭찬받는 장로 - 엄동규 장로
엄하고 무서운 사람(엄주신 장로) - 임종만 목사(고신 증경총회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 엄주신 장로 - 엄묘순 권사
3代 장로를 배출한 가문(家門)
[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發憤忘食(발분망식)(필 발, 성낼 분, 잊을 망, 먹을 식)
[만물상] 기상망명족
[천자칼럼] 근조(謹弔) 김민기
[다산칼럼] 체코 원전 수주, 과연 덤핑일까?
‘퍼펙트 데이즈’의 행복[오후여담]
한반도 ‘위협의 균형’ 깨지고 있다[시평]
[횡설수설/우경임]서울은 ‘불장’ 조짐, 지방은 ‘미분양’ 적체… 양극화 심화되나
[요즘말 사전] 예능만큼 재밌는 아이돌의 '자컨'
[만물상] '역사 유산' 소록도
[朝鮮칼럼] 한국인은 아직 원대한 꿈에 배고프다
[천자칼럼] "북한은 뇌물공화국"
[다산칼럼]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성찰
게시물 검색